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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김창훈 4년 만에 발표하는 4집 <호접몽>. 동시대의 사랑과 아픔을 외치다.
산울림 12집 (1991년) 이후 발표한 솔로 앨범 김창훈 1집 (1992년)은
파격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금은 절판되어 희귀 명반이 되었다) 17년 후 2집 (2009년)를 발표하며 수많은 산울림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3집 <행복이 보낸 편지> (2012년) 발표 후 4년이 지난 지금 더욱 젊어 지고 감각적인 정규 4집 <호접몽>을 2016년 10월 6일 출시한다.
이미 정규앨범 발매 이전에 선공개 디지털싱글 <흑석동>과 <어머니>를 발표하여,
정규 4집의 남다른 완성도를 선보였고 이를 통해 정규 4집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애초 EP앨범 제작을 계획했지만, 싱글 발표를 통해 팬들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더욱 완성도 높은 컨셉앨범을 구상하게 되었고 현시대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10곡이 탄생하게 되었다.
정규 4집 <호접몽>에 수록된 10곡을 음악전문가 10명이 곡별 리뷰 하였다.
10인 10색 리뷰는 이번 앨범과 음악을 이해하는 즐거운 촉매제이다.
동시대에 존재하는 거장의 새로운 작품과 마주할 수 있다는 건 진정한 행복이다.
<음악 전문가의 10인 10색 리뷰>
1. 코엑스 러브 (Coex love) ? 음악평론가 정원석
앨범의 첫 트랙을 통쾌한 록 넘버나 비트감 넘치는 곡으로 배치할 거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은 록 발라드.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손이 떨리고 말도 더듬고 제대로 고백도 못하는 순수한 '중년의 사랑'을 노래했다.
중독성있는 후렴, 맛깔스런 기타 솔로가 귀를 잡아 당기는 이것은 '어른의 록!' (아재록...아님!)
2. 사운즈오브러브 (Sounds of love) ? 동아일보 기자 임희윤
사랑의 설렘이 무지갯빛 케이크라면 그 중 어떤 조각은 보라색 분노일 것이다. ‘사운즈 오브 러브’에 따르면 김창훈은 사랑에 단단히 빠진 것 같다.
세상의 똑똑한 말은 필요치 않다. 설렘은 성난 파도처럼 아득하게 부딪쳐온다. ‘가슴이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3. 아버지 (Father) ? 음악평론가 이경준
'아버지'는 분명한 신파다. 허나 신파의 힘이 떨어진 시대다. 에너지는 새롭지 못하고,
가끔은 구차하기도 하며, 종종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김창훈의 '아버지'엔 집중해서 듣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전혀 쿨하지도 트렌디하지도 않은 이 노래가 잔잔히 마음을 울리는 것은 노래가 가진 어떤 진실함을 보여 준다. 부활한 신파의 힘, 노래의 힘.
4. 커피 마니아 (Coffee mania) ? 한국일보 기자 양승준
같은 '커피 찬가'라도 맛과 향이 다른 법이다. 십센치의 '아메리카노'가 부드럽고 경쾌한 브라질산 원두로 맛을 냈다면,
김창훈의 '커피 마니아'는 묵직한 케냐산 원두로 우려낸 것 같다. 블루지한 기타 인트로의 첫 맛은 시큼하고,
"야이야이 야"라며 강렬하게 터지는 후렴구에선 묵직한 바디감이 느껴진다. 한 여름, 담배 한 대 물고 향이 깊은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듣고 싶은 노래.
5. 호접몽 (Butterfly dream) ?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내가 나비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내 꿈을 꾸었는지 알 수 없다는 장자의 호접몽이 김창훈에게 와서 노래가 되었다.
김창훈은 끝내 알 수 없고 나눌 수도 없는 삶의 본질을 쓸쓸한 노래로 만들어낼 만큼 삶을 퇴적해온 나이가 되었다.
그의 나이에 비로소 만들어낼 수 있는 어른의 음악. 순간에서 영원으로, 영원에서 다시 순간으로.
6. 4월의 눈물 (Tears of April) -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배순탁
이 곡은 반드시 이후의 ‘절규’와 한 덩어리로 감상해야 한다고 믿는다.
4월의 아픔을 밝고 명랑한 기조로 노래하며 슬픔을 ‘승화’하려는 이 곡의 정서에 이어 정말이지 노래라기보다는 절규에 가까운,
살아남는 자의 처절한 절규가 담긴 ‘절규’라는 곡이 뒤를 잇는 까닭이다.
이렇게 그는 4월의 비극을 다시 한번 소환해 우리 앞에 던져 놓는다. 돌이켜보면, 오로지 경쟁과 증오만을 동력 삼아
굴러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강고한 카르텔 속에서 ‘좋은 어른’은 부재했고, 그들이 부재했기에 비극은 지금도 확대 재생산되고 있을 뿐이다.
이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비참한 꼴이다. 한국 가요계의 어른으로서,
김창훈은 이 곡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만약 당신에게 아직까지도 ‘좋은 어른 되기’라는 욕망이 남아 있다면,
이 곡으로 다시금 그 다짐을 부여잡기 바란다. 지극히 산울림적이라 할 이 곡을 경유하여 아주 작은 희망 하나, 찾을 수 있을 것이다.
7. 절규 (Scream) ? 음악평론가 김학선
산울림을 들을 때 김창훈의 음악은 늘 놀라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그가 들려주는 강력한 사운드와 파격적인 창법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절규>의 점층적인 사운드를 들으며 김창훈만의 사운드와 샤우트를 기대한 건 그런 기억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창훈은 또 한 번 그 기대를 훌쩍 넘어서는 충족감을 선사한다. 연인과의 이별을 제목 그대로의 '절규'로 표현해낸다. 이 영원한 로커의 음악은 여전히 젊고 강렬하다.
8. 흑석동(Heuk seok dong) ? 음악평론가 김윤하
노래는 시종일관 첨예하게 대립한 두 요소를 맞부딪힌다. 어린 시절과 환갑을 넘긴 현재,
들끓는 생의 의지와 덧없는 회한, 즐겨 듣던 올드 록과 지금의 목소리.
영원히 공존할 수 없을 것만 같지만 실은 그 모두가 한 사람에 녹아든 시간과 기억이라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아무것도의 '아'와 웃으며의 '우'라는 아무렇지 않은 글자에 이렇게 많은 감정이 실릴 수 있는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9. 너 없는 나 (I without you) ? 음악평론가 김관명
산울림 3집(1978)에 실렸던 ‘내 마음은 황무지’에 이어 38년만에 나온 시퀄(sequel).
나를 ‘황무지’에서 ‘기름진 땅’이 되게 해줬다며 기뻐하던 김창훈이 이번엔 ‘너’의 부재에 대해 들려준다.
충분히 슬프고 숨이 막히는 상황일 것은 쉽게 상상이 가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정서다.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말하는 말투와, 종종걸음치며 산뜻하기까지 한 리듬과 비트가 오히려 가슴을 저민다. 이런 게 바로 연륜이라는 것이다.
10. 어머니 (Mother) ? 음악전문기자 권석정
어린 시절을 노래하는 김창훈은 그 나이 때로 돌아간 듯하다. 나이는 들었지만,
음악은 오히려 젊어진 것을 수록곡들에서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어머니’는 산울림 초창기를 떠올리게 해 더욱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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