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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보
대중성과 호화로움을 겸비한 뮤지컬 음악의 재해석
Finding Neverland The Album [네버랜드를 찾아서 앨범]
2004년 동명의 영화를 기초해 제작된 뮤지컬을 제니퍼 로페즈, 카이자,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팝 아티스트들이 개성을 담아 재해석한 앨범
테이크 댓(Take That)의 프론트맨,
게리 발로우(Gary Barlow) 음악감독
파워풀한 가창과 은은한 코러스의 조율, 데뷔와 함께 전 세계 음악 차트를 점령한 카이자가 부른 ‘Stronger’
하프시코드와 깜찍한 관현악 연주의 동화 같은 분위기, 조나스 브라더스의 닉 조나스가 부른 ‘Believe’
1CD 총 15곡 수록.
뮤지컬의 관건은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이다. 스토리, 연출, 캐스팅, 배우들의 퍼포먼스 등 모든 요소가 중요하지만 노래가 중심이 돼서 극을 이끌어 나가는 예술이기에 음악에 무게와 주의가 더 쏠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좋은 노래는 뮤지컬의 생명력을 좌우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의 'Edelweiss', ‘에비타(Evita)’의 'Don't Cry For Me Argentina', ‘렌트(Rent)’의 'Seasons Of Love', ‘애니(Annie)’의 'Tomorrow' 같은 노래들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큰 사랑을 받음으로써 각 뮤지컬을 많은 이의 기억에 오래 머무르게 만들었다.
노래 없이는 뮤지컬이 존재할 수 없으며 노래에 따라 작품의 위상이나 재연 가능성도 결정된다. 뮤지컬의 존망이 음악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2012년 초연한 ‘네버랜드를 찾아서(Finding Neverland)’도 음악으로 대중과 비평가들 사이에서 회자될 작품이다. 조니 뎁(Johnny Depp),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 더스틴 호프먼(Dustin Hoffman) 등이 주연한 2004년 동명의 영화에 기초해 제작된 작품으로 호쾌하고도 부드러운 선율의 노래들이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때로는 애잔하고 때로는 흥겨움을 내는 곡들은 극의 굴곡을 극대화하며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꾸민다.
1990년대 영국을 대표한 보이 밴드 테이크 댓(Take That)의 프론트맨이자 팀 내 메인 작곡가로서 'Pray', 'Back For Good', 'Love Ain't Here Anymore' 등의 히트곡을 쓴 게리 발로우(Gary Barlow)가 음악감독을 맡아 대중 친화력을 확보했다. 1막과 2막 총 스무 편에 달하는 넉넉한 양도 관객에게 만족감을 안겼다.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가는 명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여러 시상식의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른 영화를 토대로 한 덕분에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뮤지컬 애호가들의 관심을 빠르게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또한 누구나 다 아는 피터팬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친근함을 먹고 들어갔다. 극작가 제임스 배리는 유능함을 인정받으며 이름을 날리지만 어느 날부터 슬럼프를 겪게 된다.
그러던 중 공원에서 미모의 미망인 실비아 데이비스와 그녀의 네 아들을 만나면서 활력을 조금씩 찾아 간다. 아이들과 놀며 영원히 늙지 않는 네버랜드를 꿈꾸던 제임스는 네 아이 중 감성이 가장 풍부한 피터에게 영감을 얻어 '피터팬'이란 작품을 완성한다. 여기에 사랑과 이별이 포함되면서 아름답고 애달픈 그림을 그려 낸다.
뮤지컬의 감흥은 이제 음반을 통해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작품에 담긴 노래들이 [Finding Neverland The Album]으로 나온 덕분이다. 반가운 점은 그것만이 아니다. 배우들이 녹음한 것이 아니라 음악 팬들이 익히 아는 가수들이 자신의 어법과 개성을 담아 새롭게 해석했다는 사항이 재미를 더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하드록의 아이콘 존 본 조비(Jon Bon Jovi)를 비롯해 공인된 절창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전설이라는 예명이 합당하게 느껴지는 존 레전드(John Legend), 데뷔하자마자 전 세계 음악 차트를 점령한 무서운 신인 카이자(Kiesza) 등 쟁쟁한 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수준급의 컴필레이션이나 다름없다. 뮤지컬 음악을 일반적인 대중음악으로 듣게 되니 이것 또한 색다르다.
앨범의 들머리는 배우 겸 가수 젠다야(Zendaya)가 장식한다. 네버랜드를 찾아 떠나는 모습을 묘사하는 'Neverland'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사와 젠다야의 미성, 후반부의 오케스트라 첨가로 오묘하고 웅장하게 느껴진다. 1막의 마지막에 흐르는 노래로 카이자가 부른 'Stronger'는 파워풀한 가창과 은은한 코러스가 조율하며 강약의 알맞은 대비를 연출하고, 크리스티나 페리(Christina Perri)의 'All That Matters'는 여린 피아노 연주와 보조를 맞춘 애틋한 가창이 서정미를 선사한다.
세상과 단절하고 홀로 조용히 네버랜드를 꿈꾸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Anywhere But Here', 적막함을 품은 채 판타지 성향을 한껏 드러내는 엘리 굴딩(Ellie Goulding)의 'When Your Feet Don't Touch The Ground'로는 배우들의 행동이나 풍경을 떠올려 볼 만하다. 영화나 뮤지컬을 경험하지 못한 이에게도 일련의 노래들은 대강의 감을 갖게 해 준다.
유쾌한 노래들은 뮤지컬 특유의 역동성과 ‘네버랜드를 찾아서’가 지니는 아기자기함을 배가한다. 조나스 브라더스(Jonas Brothers)의 닉 조나스(Nick Jonas)가 부른 'Believe'는 하프시코드와 깜찍한 관현악 연주를 앞세워 동화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선명한 멜로디와 시원한 리듬이 매력적인 구구돌스(Goo Goo Dolls)의 'If The World Turned Upside Down',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반주와 거친 음성이 청량감을 빚는 존 본 조비의 'Beautiful Day'도 생기를 보탠다. 펜타토닉스(Pentatonix)의 'Stars'는 다층의 풍성한 보컬이 우주를 유영하는 것만 같은 환상적인 대기를 형성하며, 영국 싱어송라이터 리타 오라(Rita Ora)와 미국 래퍼 세이지 더 제미나이(Sage The Gemini)가 함께한 'Are We Gonna Play?'는 수록곡 중 가장 이질적이지만 찰기 있는 힙합 소울 비트로 독특한 흥을 전달한다.
앨범에는 눈에 띄는 특별한 참여도 있다. 영화 ‘원스 어폰 어 매트리스(Once Upon a Mattress)’,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Music and Lyrics)’ 등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글리(Glee)’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매튜 모리슨(Matthew Morrison)이 ‘네버랜드를 찾아서’ 브로드웨이 팀의 배우 대표로 마이크 앞에 섰다. (매튜 모리슨은 브로드웨이 버전에서 제임스 배리를 연기했다) 재능 충만한 뮤지컬 배우, 2011년과 2013년 두 장의 정규 음반을 낸 프로페셔널 가수답게 그는 'We Own The Night'에서 맑은 목소리로 깔끔하게 노래를 소화하고 있다.
모든 곡을 쓴 음악감독 게리 발로우는 'Something About This Night'를 통해 가수로 복귀했다. 피아노가 리드하는 로큰롤 반주 위를 신 나게 뛰어 노는듯한 보컬이 흥을 돋운다. 물 만난 고기처럼 힘차게 움직이는 덕분에 듣는 내내 즐겁다.
실로 준수한 편집 음반이다. 팝, 록, 소울, 아카펠라 등 장르가 다채롭게 포진해 무척 알차다. 순간순간 다른 스타일이 펼쳐지니 세트와 배경을 바꾸는 뮤지컬을 감상하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베테랑 뮤지션들의 리메이크도 좋지만 게리 발로우가 지은 노래들이 기본적으로 미끈하다는 것이 으뜸 강점이다. ‘네버랜드를 찾아서’가 영국을 넘어 올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룬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근사한 음악에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뉴스 쇼 '굿 모닝 아메리카'에서 배우들의 라이브 무대를 마련했을 만큼 작품은 미국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 브로드웨이 입성은 ‘네버랜드를 찾아서’가 앞으로 큰 인기를 얻을 예정임을 암시한다. 오랜 생명력을 나타낼 노래들과 스타 뮤지션들의 만남은 그래서 더욱 값지다.
2015/05 한동윤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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